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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성을 내어 마음바탕을 가리우는 진에개(瞋喪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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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현선원 작성일14-08-13 15:07 조회5,2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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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윤회의 세계, 인욕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이 사바세계에 살다 보면 모든 일이 자기가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나'에게 맞지 않는 일들이 많이 생겨나게 됩니다. '나'의 욕심이 충족되지 않고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면 짜증을 내고 신경질을 부리게 되며, 심하게는 불끈 일어나는 분노 속에 휩싸여 갖가지 허물을 짓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진에(瞋喪)입니다.

 

노여움·분노·성냄을 뜻하는 이 진에는 여름날 푸른 하늘을 일순간에 덮어버리는 먹구름과 같고, 일순간에 모든 재산을 태워버리는 화마(火魔)와 같은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화를 내고 짜증을 낼 때, 그 마음속에 독심(毒心)이 일어납니다. 그 독심은 온몸 속으로 퍼지고, 심하면 손발과 얼굴이 붓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심지어 화를 크게 내면 그 파장이 자연까지 울려 퍼지기도 합니다.

 

아주 화가 많이 난 사람이 산에서 크게 혼이 나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었는데, 산중의 독사들이 풀숲을 헤치며 아주 빠른 속도로 그 사람 주위에 모여들었습니다. 그 사람의 독기가 산중의 독사들에게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진에의 과보는 어떠한 번뇌의 과보보다 무겁습니다.

<화엄경>에는 화를 자주 낼 때 받게 되는 세속적인 열 가지 장애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1. 부정한 세계에 태어난다.

2. 악한 세상에 태어난다.

3. 몸에 병이 많아진다.

4. 중상을 입게 된다.

5. 고요한 마음을 잃게 된다.

6. 지혜가 적어진다.

7. 나쁜 소견을 가진 사람을 만난다.

8. 악인과 작당을 하게 된다.

9. 바른 소견을 지닌 사람과 멀어진다.

10.참회가 잘 되지 않는다.

 

또 부처님을 깊이 믿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고, 바른 가르침을 듣지 못하고, 소승(小乘)을 좋아하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정녕 화를 내는 마음의 독기는 무섭기 그지없습니다. 그 독기는 단순히 불법수행을 가로막고 행복과 해탈을 가리우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 독기는 나와 남의 목숨을 노릴 뿐 아니라, 우리를 칼산지옥·불지옥 속에 가두어버립니다.

 

그러므로 화가 일어날 때마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고 다스려 독기를 뿜어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염불을 하거나 노래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도 풀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도 잘 풀리지 않는다면, '나'만을 사랑하는 강한 이기심을 발동시켜, 진에를 일으켜 앞으로 받게될 인과응보를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든 진에의 독기는 풀어야 합니다. 그 독기가 사라지지 않으면 행복과 자유는 결코 나에게 깃들지 않습니다.

 

진에! 이것 이상으로 수행과 인생살이에 방해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되돌아 보십시요. 진에의 본성이 어떠한 것인지를…….

 

옛날, 한 젊은이가 반규(盤珪)선사를 찾아와 하소연 하였습니다.

"스님, 저는 윈래부터 성질이 급하고 거친 편입니다. 더욱이 화가 나면 이성을 잃고 온갖 난폭한 행동을 저지릅니다. 스님, 저의 이 못된 성질을 제발 좀 다스려 주십시오."

"그것 참, 젊은이는 참으로 묘한 것을 가지고 있네 그려. 그 성질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나도 궁금하구먼. 어디 한번 보여주게나."

"스님, 지금 어떻게 그 성질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까?"

"응? 그럼 언제 보여줄 수 있지?"

"그 성질은 제 자신도 예기치 못한 순간에 불쑥 나타나는 걸요."

"그래? 그렇다면 그 성질은 젊은이의 진짜 성질이 아닌 것이야. 진짜 성질이라면 언제든지 나타낼 수 있는 법! 이에 대해 잘 생각해보게나."

그후 젊은이는 급하고 거칠고 툭하면 화를 내는 가짜 성질로부터 해탈하였습니다.

 

거듭 이야기하건대, 진에는 '나'에 대한 사랑, '나'의 뜻에 맞지 않을 때 불끈 일어나는 것일 뿐 참된 실체를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 진에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여 고요한 마음을 이루게 되면, 행복과 자유가 급속도로 나에게 다가오게 되어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나'를 사랑하는 이라면 진에의 무서운 독기운을 어찌 감히 안팎으로 내뿜을 수 있겠습니까!.

 

성 안내는 그얼굴과 부드러운 말 한마디!

이것이 행복과 해탈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것을 명심하고 끊임없이 '나'의 마음을 다스리면, 언제가는 해탈과 행복의 문이 저절로 열리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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