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부처님오신날, 세월호 희생자와 남겨진자를 위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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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현선원 작성일14-05-06 16:05 조회3,047회 댓글0건본문
(휴아정보살님이 기도문을 낭독했습니다. )
<떠나간 이들을 위한 기도>
꽃이 지듯 세월호와 함께
바다에서 산산이 부서져 버린 우리 아이들과
저마다의 희망과 부푼 꿈을 안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올랐던 여행길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길이 되어 버린 수많은 영가들 앞에
가만히 두 손 모읍니다.
이생에 당신과의 인연이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떠난 뒤에야 사무칩니다.
그토록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바랬건만
대답없는 그대들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흐릅니다.
어두운 바닷 속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마지막 순간, 그곳에서 서로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을 것이며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찰나,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못다했던 말들 때문에
가슴이 무너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더 목이 메이고 슬픔이 차오릅니다.
당신들이 떠난 빈자리가 너무도 허전해서
영원히 기다리겠다는 노란리본이 온 세상에 물결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을 오래도록 기억하려합니다.
그러니
당신이 살아오는 동안 겪었던 아픔이나 고통
그리고 슬픔이나 외로움이 있었다 해도
모두 다 내려놓고 편안하게 받아들이십시오.
당신은 지금까지 충분히 힘들었고
이제 고통과 아픔들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당신이 살아오는 동안 얻었던 기쁨과 지혜들은 소중히 간직하고
슬픔과 두려움, 질병과 부정적인 생각들은
불성의 밝고 하얀 빛 속에 녹아들도록 놓아버리십시오.
같은 나라 같은 하늘 아래서 숨쉬며
당신과 인연 맺은 동안 우리의 부족했던 모든 것, 부디 용서 바랍니다.
비록 이 생에서 못다한 삶, 못다한 꿈이 있었다해도
당신이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삶에서는 언제나
좋은 부모, 훌륭한 스승을 만나고 평화롭고 안락한 국토에 태어나기를...
두 번 다시는 윤회계에 돌아오지 않고
본래 고향에서 편히 안식하시기를 우리 모두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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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을 위한 기도>
니가 떠난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 밖에,
너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는 것 밖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어서 미안하구나.
꽃이 피는 이 아름다운 봄날에
따뜻한 햇살 한 줌 너에게 보내주지 못하고
칠흑 같은 어둔 길에
이 등불하나 비추어 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는 슬픔을 겪고 나서야
나중에 하리라 미루어둔 모든 일이 사무치는구나
더 많이 너를 사랑하지 못했던 내가
한없이 안타깝구나
그때 더 많이 너의 목소리를 들엇어야 했는데,
그때 더 많이 너의 어개를 껴안았어야 했는데,
너는 봄꽃처럼 빨리도 가버렸구나.
옹기종기 모인 꽃들이 너희들의 웃는 얼굴 같다.
많은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그곳은 괜찮다며
손을 흔들어 주는 것 같아서
이제는 꽃만 보아도 눈물이 난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등불처럼 빛나는 소중한 아이들아,
너는 이제 지상에서 꽃이 되고 하늘에선 별이 되어
납덩이 같은 우리 마음을 비추워주고 있구나.
미안함에 숨조차 쉬지 못한 우리에게
토닥토닥 봄바람을 보내어주고 있구나.
울지 말라며
미안해하지 말라며
너희들이 우리를 다독이는 것 같구나.
그래,
다시 한번 용기 내어 일어서야겠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자신의 목숨보다 어린 아이의 생명을 먼저 구한
17살 청년...
물이 차오는 공포 속에서 제자를 구하느라
다시 배로 뛰어 들어간 한 선생님의 이야기...
배가 기우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나 남은 구명조끼마저 던저주며
자신은 마지막으로 따라나가겠다던 22살 여승무원까지
침몰하는 배 안에서 당신들이
보여준 영웅적 행동들은 살아있는 우리에게
깊고 고귀한 인간의 본성을 깨닫게 하였다.
새로운 강물이 흘러오듯
우리는 다시 힘을 내어
세상이 밝고 맑아지도록
아픔과 슬픔을 딛고 일어서려 한다.
자비로운 배로 많은 사람을 무사히 건네주는
자비의 어머니 관세음보살이시어...
부디 희생자들의 손을 곡 잡아주시고,
남겨진 우리에게도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북돋아주십시오.
세상의 모든 생명들이
거대한 바다와 같은 이 위험한 세상을 건너갈 때
부디 불보살님의 자비로운 손길이 우리에게 닿게 하소서.
한 중생도 놓지지 않겠다던
불보살님의 옛 맹세를 기억하셔서
우리의 앞길에 등대가 되어주시기를 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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